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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13 결혼기념일. (5)

결혼기념일.

cOolTime 2006/11/13 00:21
11월 10일은 바로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다.
요즘은 그저 가족이 좋다.
늦은 나이까지 누나나 나나 결혼안해서 좋은건,
뭔가 알게되는 나이에 가족과 좀더 가까이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기념일 전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예전에 걷고걷고 걷다 우연히 들렀던 꽃집에 들렀다.
11월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활짝피었던 해바라기의 화사함과,
약간은 짙은 보라빛의 수줍은 소국이 의외로 잘어울렸다.
그냥 화려한 녀석들처럼 나 꽃이요.. 하는 것보다,
저렇게 집앞에 혹은 길가에서 반갑게 마주칠 법한 것들에 더 애착을 느낀다.
참하게 싸주는 꽃집아가씨가 참 예뻐보인다. 아- 장가갈때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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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말 어느 서울의 공예학원.
몸이 건강하지 못했으나, 이른 결혼에 반대하여 자신의 갈 길을 가고자 했던 한 조화 선생님과,
어릴적 가난으로 인하여 비쩍 마른, 그저 공부를 하고 싶어 목공예를 선택한 선생님이 있었다.
목공예 선생님은 그당시 선생님으로도 유명하고 큰키에 인기가 많았던 조화 선생님을 계속 쫒아다녔다고 한다. 집에 갈때에 버스에 오르면 묵묵히 몇사람 뒤에서 버스에 오르고, 어두운 골목을 돌아 집으로 들어갈 때까지, 아무말 없이 묵묵히 옆에서 걸어주다가, 집에 도착해서 조화 선생님이 집에 들어가면 인사도 못건네며 돌아서기를 여러번.

"나는 그리 건강하지를 못해요. 그래서 오래 살지도 못하고 아이도 낳지 못할겁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하세요"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나도 그리 건강하지 못해서, 오래 살지 못할겁니다. 그러나 우리 같이 지낼수 있는 시간동안 만큼만, 같이 곁에서 서로 행복하게 지내요."

아무 가진것도 없는 성실했던 목공예 선생님은 이렇게 조화 선생님과 결혼을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 고생 많으셨지만, 서른 네해가 지난 지금, 딸아들을 낳고 잘 살면서, 그때의 선택에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자녀들에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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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무슨일들로 채우셨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도 누군가와 서로에게 그렇게 가슴에 차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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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승우 2006/11/13 0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동적이다 민철아. ㅠㅠ

  2. 메떡 2006/11/13 0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두나두. ㅜㅜ

  3. 엘따 2006/11/13 16: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모님께서도 딱 예술가 타입이시구나~
    해바라기도 듣던대로 참 이쁘군~

  4. postever 2006/11/15 0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동감동~

  5. 파티지니 2006/11/28 14: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빠도 만드는거 잘 하지.........................?
    감성이 풍부한데는 오빠 뒤에 이런 멋진 분들이 계셨기 때문인가~~ㅇ ㅏ 멋져멋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