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한방삼계탕집이 새로 문을 열어서, 더운 저녁 어머니와 다녀왔다. 오! Good. 가장 좋아하는 광화문의 토속촌 보단 덜했지만, 국물이 진국이었다. 게다가 전복을 넣은 삼계탕이 8월한달간 일반 삼계탕 가격으로 준단다. 냠냠. 암튼 이런저런 이유로 그집은 사람이 줄을 서서 먹더라. 참 맛있게 만들어 나온 삼계탕을 뚝딱 한그릇 비우고 나오는 길에,

늦은 점심식사로 동행하지 않으셨던 아버지가 오셨더랬다. 일이 바쁜 누나외에 늘 그렇듯 세명이서 집으로 가는 길에 혼자 피식 웃음이 나와버렸다. 산책중 가끔 아버지와 어머니를 관찰 하게 되는데, 오늘은 두분이 딱 연애하던 시절과도 같은 그림인거다. 딱히 무엇때문이라고 설명은 할 수 없지만, 원래 말씀이 별로 없으신 두분인데 부쩍 같이 계신 모습이 어리게 친해보였다고나 할까. 암튼 그랬다.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런것 같다. 아침에 보고난 다음, 하루가 지난 저녁에 봐도 반가운 사람. 분명 오랜 세월 같이 지내오시면서 다투시던 일도, 어느 기간동안은 늘 있던 서로에게 그리 관심을 쏟지 못했을 법한 시간도 있었을텐데, 그 모든 시간이 지나고 저리 고운 관계로 나이드신것이 참 보기 좋았다.

요즘은 그런생각이 든다. 다른 것이 아닌 사람을 만나는 일, 특히 오랜시간 같이 지낼 친구나 배우자를 만나는 일에는 굳이 전략적 생각도, 괜히 멋스러울것도, 그다지 비밀스러울 일도 없는, 어릴적 순했던 것 그대로의 가슴이 제일 명답일 것 같은 그런거 말이다. 체하지 않는 느린식사처럼,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따뜻하고 나즈막한 목소리 처럼 말이다.
내가 어린 나로 돌아갈 수는 없어도, 웬지 그래볼수는 있을것 같다는 것에 웃음이 나오는 그런 기분에 잠을 청해보련다.

아! 연휴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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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승우 2006/08/17 1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민철아 멋진 글이다.

  2. 메떡 2006/08/17 1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승우야. 장가가자.

  3. 민철 2006/08/17 13: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대만과 영국과 대한민국에서 우린 언제 만날꼬.

  4. 희정 2006/08/18 0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이렇게 멋진 남자가 왜 아직 미혼인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