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야근후 집에오니 12시;;
아. 그제만해도 대만에 있었다는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적응 완료. 쿨럭.
자, 이틀치 나갑니다. 알죠? 승부는 양으로 ;)


다음날 아침. 오!! 바다다. 소리로 가까운줄 알았지만 저만치 가까운 줄은 몰랐다.



대만은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하나씩 우리나라와 달라서,
충분히 낯설게 느껴졌다.
그중 하나는 바다에 백사장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백사장이라고 보일라치면, 발에 닿으면 따가울 정도의 거친 돌조각과도 같은
밝은색 모래들로 가득찬 곳이 많았다.
게다가, 먼저 올려놓은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나라 지형과 유사해서
동해에 가까이 산맥이 남북으로 뻗어있어, 동해는 우리나라 동해같았고,
가보진 않았지만 서해는 우리나라 서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여긴 화리엔, 동해.
다른점은, 여기 바다는 한발짝만 들어가면 사람키가 넘을 것처럼 바다가 깊어보였고.
바다를 향하고 서있으면 뒤로는 깍아지를 듯한 높다란 산들이 즐비하다는 것.
배산임수 하나 정말 확실하다 흐흐.



펜션에서 제공해 주는 아침식사인 고기만두(라기보단 찐빵에 가까웠다)를 먹고
해장이 고픈 배를 부여잡고선, 앞에 산책에 나섰다.
지난밤에 어둑어둑해서 잘 모르고 찾아온 이곳이 이렇게 생겼군~



여긴 우리가 묵었던 펜션. 2층 우측끝이 우리방이었다. 빨간방. 후후후.
이름은 백색지중해.
사실 요거 옆의 옆 건물이 백색지중해라고 해서 찾아온 거였는데,
사람이 없어서 옆의 옆건물에서 묵게 된건데. 아침에 보니. 이 노란 건물도 백색지중해였다. 그리고 이곳에 펜션은 요거 딱 두개.
차도 안다니는 이곳에서 잘곳 없었으면 큰일났을뻔 했다;;



커플들이 타는 자전거도 구비해놓은 완전 연인들을 위한 공간이라네~~
웬지 지중해 feel 나도록 한컷 찍어보다. ^_^



거봐, 러브 호텔이래두. ㅋㅋㅋ



산책을 마친후, 짐을 챙겨서 다시 화리엔 역으로 돌아왔다.
스쿠터를 빌리고, 짐을 대강 맞기고, 떡메가 안가보면 후회가 된다는 협곡, 타리코 국립공원으로 출발~
가는길에 뒷자리에 앉아서, 이어폰 한쪽씩 귀에 꽂고 신나는 노래만 골라들었다.
스쿠터면 어떠리, 둘이 같이 타면 어떠리,
아- 폴짝폴짝 신나는 스쿠터 여행 시작!

화리엔에서 스쿠터로 30분 이상 들어간것 같다.
갑자기 한기가 엄습하더니만,
금방 저런 높은, 아니 높다고만 하기에는 경사가 가파른 산들이 나타났다.
국립공원 초입에서 잠깐 쉬었다.
참고로 보면 알겠지만, 물색깔이 장난아니다;; 석회석이 녹아들어 그렇다던데,
완전히 퍼다가 벽에 바르는 굳어버릴것 같은 시멘트 회죽 같았다.
빠지면 완전 숨도 못쉴것 같은;;
아- 완전 복선같았다. 스쿠터를 타고 탈탈탈 계속계속 올라갔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은 관계로 가는길에 유일하게 보았던 까페에 들렀다.
까페모카 두잔에 토스트 세개. 오~ 관광지 음식이라고 하기엔, 토스트가 상당히 맛있었다.
어딜가는 난 일본인, 떡메는 화교라는 말을 들었다. 크하하하하.
여기 여자 종업원이 나보고 멋있다고 해서 으쓱- 살찐 배를 잽싸게 가렸다;;

이미 이곳은 상당히 높은 곳이라 그냥 긴팔과 반바지 차림으로는 어림도 없을것 같아서
긴바지와 안에 티를 하나 더 껴입었다.



여기는 천상. 여기는 천상.
타로코 국립공원에는 trail이 여러개 있다. 그중에 가장 높은 곳에 있는(맞나?) 천상에서부터 돌아다니기 시작하였다.

사실 올라가는 길에서부터 그 규모와 높이와 각종 터널들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단면이 C 형태로 생긴 터널.
위로는 금새 떨어질것 같은 우둘두둘한 돌들이 대만 돌들의 특성답게 까맣고 즐비하게 늘어져 있었으며,
옆으로는 떨어지면 뼈도 못추릴것 같은. 뼈를 추린다고 해도 회색빛 물에서 절대 못나올것 같은 그런 분위기.
확 쫄았다.

그랬는데, 처음 들어간 트레일의 시작이 동굴터널이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었고, 비는 부슬부슬 오는데다가,
깜깜한 동굴이다. 사진에서는 별로 안멀어 보이지만, 저거. 꽤 멀다. 흑.
트레일의 시작부터 또 한번 확- 쫄았다;;



이 트레일은 한 2킬로미터 남짓 되는 길이었다.
가는길에 사진과도 같은 동굴이 열개 가까이는 나왔던 것 같다.
날씨가 추워서라기 보다, 동굴들을 지나가는게 더 추웠다.



곳곳에 표찰이 있었다.
낙석주의. 사람도 떨어지니 주의. 벌떼 주의.
우리나라 낙석주의와 다르다. 정말 떨어질것 같다. 가는 곳곳 길가에 늘어서 있는 큰 돌들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고,
그 돌색깔은 인접한 절벽의 돌색깔과 같았다;;
떡메가 해석해준 말이 더 웃겼다.
낙석이 많으니 빨리 지나가랜다. 크하하하 이런 무책임한 표지판 같으니.
그리고 저 사람. 정말 리얼하다. 그도 그럴것이 아래를 내려다 보면, 정말 아찔했다 @.@



동굴동굴.
그나마 이렇게 빛이 들어오는 곳은 해피한 케이스였다.
중간에 딱 한번 꽤긴 동굴이 휘어져 있어서, 중간쯤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로
몇십미터를 걸어간적이 있었다. 오. 이 경험 정말 짜릿하다. (손전등만 있으면 될것을. 크크)
동굴의 가에는 두뼘정도 물이 흐르는 길이 있어서 빠지지 않도록, 가지고 갔던 카메라 플래시를 팡!팡! 터뜨려 가면서 겨우 그곳을 빠져나갔다.
영화한편이 떠올랐다. 인디애나 존스~ 얏호~ (훗, 비교하긴 오바다 ㅎㅎ)



트레일의 끝무렵. 막다른 길로 가는 두개의 갈림길이 있었다.
하나는 수렴동.
이곳은 동굴안에서 얕은 개울이 흘러나왔고, 한쪽끝 보도블럭 두개 넓이로 길이 나있는 곳이었다. 이곳은 동굴내부에 폭포커튼이 있어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아마도 트레일을 위해서 동굴 공사를 하다가 천장에서 물이 쏴아-하고 쏟아져서. 이곳을 트레일의 막다른 곳으로 정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나온 물은 동굴입구에서 바로옆 절벽으로 떨어져 내려갔다.
일단 들어갔다. 들어서자마자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이지, 안보이니까 보도블럭에서 미끄러지면 조 옆 절벽으로 떨어질것만 같지. 세찬 폭포의 물소리와 함께 머리위에서는 세차게 물줄기가 흩뿌리고 있지.
아놔- 나 안들어갈래. 떡메왈. 꼭 가야한다!. 응.
커튼에 다다랐을때는 이미 맞은 편 뚫어놓은 입구에서 빛이 새들어오고 있을때였다. 사실 좀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지만. 꽤 멋있었던 것 같다.
반대편 막다른 입구로 나와. 흠뻑 젖은 채로 바위틈에 걸터 앉았다.
우하하하 담배가 그렇게 맛있을수가 없었다;;

가는길은 낯설고 오는길은 낯익다고, 들어왔던 입구쪽의 직선 거리가 더 길어서
비교적 손쉽게 나올수가 있었다.
손전등 하나 있었으면 좀더 편하게 감상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곳에서 나와 또다른 막다른 길인 다리를 건너가서 잠깐 쉬었었다.



건너간 그곳에서 한줄기의 마주보는 것 같은 두계단 폭포의 장관을 만날수 있었다.



다리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니 아찔했다.
아래 사진이 아기자기해 보여도.
사람이 저기 있으면, 디게 작다;; 엄청나게 큰 물소리와 함께 엄청나게 큰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사진기는 규모를 보여주기에는 영 좋은 도구는 아닌거 같다.)





천상 트레일을 나오는 동안에는 사람들을 그래도 몇그룹 볼수 있었다.
사실 들어갈때는 두그룹 딱 네명 밖에 없어서, 무슨 오지탐험을 가는 기분이었는데
나올때는 관광지 같더라. 어두운 그 터널에서도 사람들의 손전등으로 쉽게 나올수 있었다.
혹시 타로코 국립공원을 가게 된다면, 손전등 꼭 지참하시라!
그리고, 꼭 한번 가볼만 하다. 떡메와 이야기 했지만, 아시아의 그랜드캐년이라고 불리우는 이곳은,
아직 개발이 많이 안되어 있고, 충분히 유명한 관광지로서 경쟁력이 있어 보였다.

천상에서 내려오는 길에 또다른 트레일에 들렀다.
터널위에 저렇게 높은 암벽이 있는거 처음봤다. 와~



이 트레일은 평탄한 길이었다.
천상은 아래로 깊고 위로는 덜 높았던 반면, 내려오다 만난 이곳은 위로도, 아래로도 깊은 그런 곳이었다. 마주보는 곳은 가깝지만 위아래로 깊은 그런 협곡이었다.
이만한 협곡과 높이가 되려면 판들이 얼마나 밀렸을까.. 싶기도 했지만,
정말 꾸불꾸불한 지층이 그대로 노출된 것을 보면서,
머랄까. 손쉽게 말하면 정말 자연의 힘은 대단하다는 생각에 경외심을 가지게 하는 곳이었다.





사진이 흔들렸지만, 규모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슬쩍--



천상에서 오랜시간을 보냈던 우리는 의외로 빨리 해가지는 산속에서 더이상 머무를 수가 없어서 계획된 한곳을 보지 못하고 나왔다.

하루종일 제대로 먹지 못했던 우리는, 국립공원을 나오면서 입구에 있던 편의점에서 몇가지 음식을 아주 맛있게 해치웠다.
아- 춥고 배고프고 비쫄딱 맞은 하루 일과였음 ㅎㅎ
그래도, 저곳에 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음. 정말 거대한 곳이다.
이 자리를 빌어서 피곤했던 날에 까칠했던 나와 묵묵히 같이 다녀준 떡메군에게 감사~

돌아로는 길에 가락부에 들렀다. 까르푸. 이런 한자어 잼있다. ^_^



요긴 스쿠터 전용 주차장~



싸우잰다. 아이쿠 힘도 음써.



너무 피곤해서, 화리엔에 머물까 하다가 일단 기차를 타고 남쪽으로 가기로 했다.
차시간이 안맞아서 2시간반짜리 '자강'급이라는 무궁화호보다 조금 좋은 급의 열차를 못타고,
'보통'이라고 씌여진 열차를 탔다.
오마이갓. 4시간 반걸린단다. 일단 탔다.
오마이갓 한번더~ 60년대에서 갓 튀어나온 풍경에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나는 흉보고, 떡메는 웃고. 그렇게 피곤한 4시간 반을 보냈다.
크하하하 그래그래 잼있었더 떡메야. 흐흐
차안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고등학생 두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떡메가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말문을 텄고, 나는 레종한갑을 선물로 주었다.



듣던 노래중에 가장 귀에 쏘옥 들어왔던 곡. freeTempo의 sky high. 이 노래 참 좋다.



두시간 뒤에는 그나마 익숙해진 공간에서, 문득 떡메와의 오랜 관계를 생각해 보다가,
시간이 주는 믿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녀석인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주로 오래된 인간관계를 좋아하는 편인데.(누군 안그러겠냐만서도)
사람들은 시간이 주는 믿음에 대해서 greedy algorithm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지금..이라는 것에 대한 부대낌이 크다던가 하는 경우거나. 사실 시간만이 믿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당장 지금 보여지는 모습이 중요하긴 하지만, 서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이라면 지금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단지 시간이 지나면 평온하게 수렴될 가능성이 많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각자의 발현되는 현상적인 문제들을 통한 갈등의 모습보다는 원래 그사람의 본바탕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라는 것이다. 당장 부딧치는 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라기 보단, 기본적으로 인터랙션하는 시간이 지나면서, 같이 오랜시간 지내온 사람과는 어떤 갈등의 요소나 다름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허용정도의 버퍼링이 더 커지게 되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갈등보다, 갈등해결의 의지를 알아볼 수 있는 그런 눈이 우리에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오랜 친구들과도 나는 다르지만, 그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넉넉한 폭을 서로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오랜친구들을 만나는게 신나고 편안한 일인가 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부모님들이 결혼을 이야기 할떄, 사람 됨됨이를 먼저 보라는 말씀들이, 어쩌면 오랜시간 결혼 생활을 통하여 시간을 통해 쌓아가는 믿음과 어떠한 갈등 해결구조에 대한 모종의 결과일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폐인모드;;



기차는 계속 이름 모를 역들을 지나쳐 갔다.



길게 느껴졌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타이퉁 도착!!
아싸 반갑고나~



늦은 시간 타이퉁에 도착해서, 호텔을 잡고,
가까운 곳을 한바퀴 돌다가 들어간 해물 볶음 집에서 조개볶음, 양고기 볶음, 냉동 사시미 한접시를 먹고 맥주를 한병 비운후
들어와서 정말 늘어지게 잤다.
더운 나라라서 그런지, 바닷가라 회한점 먹고 싶었는데, 전부 누린소스에 볶아주는 집들이 많았다. 그래도 배고픈데 가릴것이 아니다.
떡메는 벌써 익숙해져 있다고 한다. 흐흐흐.
고추장이 그리워~





아~ 이틀째 되는 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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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ogomo.net BlogIcon 보고모 2006/11/08 0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헨님 정말 부지런 하십니다..-.- ㅋ 매일 늦게 퇴근해서도 이렇게 포스팅을..^^ 사진 정말 잘찍으시네요! 특히 기차에서 담배피는 장면은 마이클 만 감독 영화의 한장면 같네요 ^^ ㅎㅎ

    • Favicon of http://www.henbros.com BlogIcon minchul 2006/11/09 0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마이클 만까지나. 감사.
      유일하게 저사진만 친구가 찍어준 사진인데,
      딱- 걸렸네요. ㅋㅋ

  2. 메떡 2006/11/08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담배불 붙일 때 검지는 왜 세운겨? 혹시 '촤식들'이냐? ㅋㄷㅋㄷ

  3. 승우 2006/11/08 16: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람막이 ㅋㅋㅋ

  4. postever 2006/11/09 0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상대로 네가 피곤하다는 이유는 사진 정리 때문이었군!

    기차가 멋지구만. 옛날 버스같기도 하구..

    근데 이번 여행은 더 빡세 보이는걸. M&J 여행사는 매번 강도가 높아지나 봐.

    • Favicon of http://www.henbros.com BlogIcon minchul 2006/11/13 0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진 정리는 온 월요일 새벽에 끝냈구.
      완전 야근 떄문에 피곤했다우.

      어. 너 없으니까 내편이 없어서 강도 이빠이 대장정이었지.

  5. 메떡 2008/02/02 22: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이 글은 왜 '대만' 택에 포함이 안되는거냐?
    보통 열차가 너무 구려서? ㅋㅋㅋ

    • Favicon of http://www.henbros.com BlogIcon minchul 2008/02/04 16: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통기차가 구려서 포함안시키려고 했는데
      수정했다. ㅎㅎ

      에이 보통열차가 구리긴 너 재미있으라고 한 소리다. 크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