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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10시에 두브로닉행 버스에 올랐다. 버스표를 사고 2KM(1유로. KM:카이엠 or 마르크) 짐 티켓을 찍어주길래 보스니아 돈을 다 써버렸는데 운전기사가 또 2KM 더 내랜다. 슬로바키아 폴란드 돈이 몇유로씩 남아서 처치곤란인데, 아흘 또 잔돈이 남아버렸다. 암튼 어서 유로화로 화폐가 통합되어야지, 동유럽 여행하는데 여간 환전하는 게 피곤한게 아니다.

네바트라 강을 따라 두브로브니크로 출발하였다. 남쪽행 버스에서 아드리아 해를 보려고 버스 우측편에 자리잡고 앉았다. 나름 크로아티아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보다 잘 살아서 그런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크로아티아 국경을 넘는데 꽤 까다롭게 여권검사를 했다. 한사람이 문제가 생겨서 버스에서 30분정도 기다리고 있다. 그들에게 낯선 나도 여권을 따로 한번 검사받았다. 그 다른 사람처럼 짐이라도 풀어서 검사받지 않은게 어디야.

동유럽이었던 나라들이나, 그중 특히 내전을 겪었던 옛 유고연방 국가들이 현재는 가난하지만, 이 나라들이 차후 유로연합에 편입(현재 진행중)되고, 후에 통화까지 유로로 통합(차후 진행예정)된다면 이곳또한 무서운 저력을 가질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마 현재로서는 이곳 사람들의 서유럽으로의 이주가 활발해지고 있고, 지금이야 서유럽을 배불일 일들만 우선적으로 촉진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게 나라가 힘이있어야해.

계속 비가 온다고 투덜댔었는데, 이루마의 Spring rain을 듣고 나서야 기분이 나아졌다. 정말 말그대로 봄비아닌가 ;)

신기했던 것은, 모스타르에서 버스로 두브로브니크를 가는 길에는 크로아티아로 국경을 넘어, 한참을 가다가 또 다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로 넘고, 금방 다시 크로아티아로 국경을 넘는 재미난 길을 따라서 가게 되어있다는 점이다. 이 길이 해안길임을 감안하면, 크로아티아는 나라 중간이 잠깐 끊어져 있는 것이고, 내륙에 위치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그들만의 20km정도의 해안선을 가질 수 있게 국경이 형성되어 있다.

이 두나라를 두번이나 번갈아 보면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가 덜 발전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 국경을 넘자 비교적 깨끗한 건물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였다. 다나알프스의 낯설은 돌산을 등지고 가파른 언덕마다 집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그 아래 그토록 보고 싶었던 아드리아해가 반짝이고 있었다.



두브로브니크 도착!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손님을 맞는 엄청난 숙소 주인의 인파속에서 통통튀는 영어발음을 가진 어느 맘좋아보이는 아주머니를 따라 그집에 묵기로 했다. 사실 순전히 그 아주머니가 첫번째로 내밀었던 한글로 쓰여진 광고문구가 반가워서 아주머니를 따라갔다고 생각하니, 좋은 pr방법이군..싶었다.(단번에 국적을 알아맞춰야 하는 운도 따라야 하지만 말이다. ㅎㅎ) 가는길에 travel agency에 들러서 버스시간을 확인하고, 지도를 얻고, 환전을 했다. 생각보다는 방이 깨끗하지는 않았고 냄새가 났지만, 그래도 바깥에 숙소..라고 써붙여놓은것 보단 난 이런 홈스테이식의 private room이 좋다.

 


듀브로브니크에서 주변으로 가는 버스 시간표.





암튼 이날은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버스에서 내리기 시작할 무렵부터 퍼붓기 시작했기 때문에 오후에 숙소에서 한발자국도 못나갔다. 뒷쪽의 숲이 보이는 테라스에서 파닥파닥 빗소리를 듣는게 기분이 좋기는 했다.

이제는 여행이 후반을 달리고 있음을 실감하면서 다음 여행계획을 짰다.
여행 마지막에는 독일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비가 계속 되는 이 근처의 날씨와,
조금더 늦으면 부활절의 영향으로 훨씬 비싸지는 비행기 가격과,
이동시 50km를 한시간을 훌쩍 넘겨야 지날 수 있는 도로사정과,
몬테네그로의 코터르를 지나 세르비아의 코소보 지역을 갔다가 가능하면 불가리아 소피아까지 가려했던 무리한 여정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지금 생각에는 코소보까지는 질러볼껄.. 아쉽아쉽)
결국 모든 교통편을 알아보다가 스플릿에서 독일 스투투가르트로 가는 GermanWings를 타기로 결정하고선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마지막 여행지인 독일로 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니 여행이 끝난것만 같았다. 저녁거리를 이것 저것 장봐와서 간단하게 만들어먹었다. 스파케티 소스를 이상한 것을 사와서 스파게티는 완전 못먹음;;



다음날 아침 일찍 바깥에 나갔다. 어디 영화속에서나 들어보던 아름다운 도시명, 이곳은 듀브로브닉 아닌가!
일단 스쿠터를 한대 빌렸다. 대만과 비슷하겠거니 했는데, 렌터카와 별 차이가 없을정도로 가격은 높은 편이었다. 신용카드가 정지된 상태로 현금밖에 쓸수 없어서 예산을 생각해 보다가, 하루를 덜컥 빌려놓고 스쿠터 투어에 나섰다. 대만에서 너무 즐거웠던 스쿠터 여행을 생각하고 빌렸으나, 예상보다 거리에 차도 많고, 혼자타니 그때 그기분을 만끽하지는 못했지만. 역시 스쿠터 여행길은 보다 편하게 이곳 저곳 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

아침도 먹지 않고, 구시가지로 나가서 성벽에 올랐다. 이곳을 천천히 걸으면서 두시간 가량 바다와, 성과, 그안의 빨간지붕과 밝은 벽돌로 이루어진 멋진 건물들을 구경했다. 이곳이 괜히 유명한 것이 아니다. 내딛는 발 하나하나가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1991년 내전때 세르비아인들에게 오랫동안 폭격을 받아 많은 부분이 파괴되었으며 다시 복구되었다고 한다. 이곳은 구도심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밝으면서도, 파스텔 톤으로 부드러운 이곳의 지붕과 건물들이 보여주는 낭만적임은 내가 기대했던 이상이었다.



















이곳 철옹성과도 같은 성벽을 지켜주던 대포. 실제 이곳은 바다로부터의 많은 침략을 받았던 곳이다.




성벽을 반쯤 맞은편으로 섬이 보였고, 물살을 막아선 방파제 근처에는, 휴양지에 어울리는 많은 보트가 정박해 있었다.




이때부터 슬슬 날이 개이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의 나른한 산책이 참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일단 점심을 먹고 스쿠터를 타고 비교적 먼거리에 있는 바다에 들었다. 날이 맑아져서 휴양지 와이셔츠 차림으로 지도하나 달랑들고 가장 바다쪽으로 나와있는 부분으로 무작정 스쿠터를 몰고 갔다. 그곳에는 얕으막한 호텔이 있었고 호텔 뒷편으로 산책로가 펼쳐져 있었다.
 



위의 아저씨가 앉아있던 곳에서 삼십분 넘게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았다. 도시의 분위기 때문인가, 누군가와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아름다운 휴양지는 혼자 올곳이 못된다는 생각을 그제야 깨달았다. 혼자 동유럽을 돌아다니면서 한가지 알게된 것은, 며칠이면 모를까 생각보다 장기간 혼자 여행을 하는 것이 나에게는 별로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누구나 양면성이 있겠지만, 나란 사람은 그렇게 홀로 자유롭고 싶어서 복작대는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그리 반겨 하지 않으면서도, 반면에  한켠에 사람 냄새에 대한 그리움 또한 가지고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를 그립다.라고 생각했을때가 그립기도 하다.




의자에 앉아서 바다를 보고 있으면, 완전 기절.




해변이 아니라 해안 절벽이어서 그런지, 바다와 육지가 맞닿은 곳부터 바다의 색이 짙어 녹색이 되는 푸른색을 띤다. 낯선 바다색과 낯선 아드리아해는 너무도 평온하고 따뜻했다. 금새 날이 전날과는 비교도 안되게 좋아졌다. 독일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매했는데 말이다. 이 뭐.




저 곳 산책로를 구석구석 돌았다. 오랜만에 햇빛으로 완전 기력충전되다 못해 기력이 넘쳐버려서 나른해질 지경이었다.


다시 스쿠터를 타고 구시가지 근처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언덕위에 이곳저곳으로 길이 나있어서 길을 헤메기도 하고, 아주 밝은 햇빛아래 잠시 쏟아지는 비도 맞으며 구석구석을 구경다녔다. 돌아오는 길에 듀브로브니크에서 유일한 해변가인 플로세 해변에 들렀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계단. 저렇게 남다르게 있는 녀석들을 보면 애정이 서려 지나치지를 못하겠다. 웬지 자신의 무게를 알아버린 어느 고집센 나 같기도 하고.




해변에 앉아서 노트북에다 글을 쓰고 바다 가까운 바위에 앉아서 한동안 음악을 들으며 쉬어갔다. 사실 아주 어릴적에 그랬던 것처럼 평안한 가운데 시를 한번 써보려고 자리를 잡았는데, 단 한구절도 떠오르지 않았다. 아마도 그런 종류의 일들은 그런 종류의 나이의 의미를 남기는 방법이었으리라.
해변으로 밀려들어오는 깨끗해 보이는 파도의 소리를 가져왔다.



자, 이제는 구도심 도보여행. 성곽에서 내려다 보던 것과 또 다른 묘연한 느낌을 주는 골목이다. 입구에 널린 귤을 하나 따먹고 싶었다;;




몇개의 넓은 메일도로가 있고 그 사이사이는 좁은 길이 구석구석 연결되어 있었다. 좁은 길 양쪽으로는 빼곡하게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실제로 이 성안의 구도심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냄새가 나는 곳이었다.




바다쪽 끝에서 등대의 의자에 기대어 잠시 쉬어갔다.







구석구석이 정말 미로같이 되어 있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출렁대는 마음을 사진 셔터소리로 다듬어 댔다.











저녁시간 무렵 숙소로 돌아왔다. 하루종일 내 애마가 되어준 스쿠터 녀석. 아주 처~음에는 유럽여행도 스쿠터를 타고 하고 싶어했던 나는 듀브로브니크에서 잠시 그 소원을 풀었다. ㅎㅎ





이곳은 나중에 또 와보고 싶다. 나중에 같이 오게될 사람에게, 나는 이곳에 혼자 와서 그 나중을 그려봤노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그리고는 같이, 그 반짝이는 아드리아해 만큼이나 그 가까이서 반짝이며 걸어보고 싶다.



웃지말기. 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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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짱아 2007/09/17 16: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태리 카프리섬 분위기랑 비슷하네- 좋다. 캬~

    • Favicon of http://www.henbros.com BlogIcon minchul 2007/09/18 0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2년에 카프리 섬도 한번 들어가 보고 싶었었는데.
      암튼 듀브로브니크 원츄! 후회없음 땅땅땅!

  2. 짱아 2007/09/18 1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저렇게 짙푸른 바다를 보면 이상하게 무서우면서도 가슴이 시려 ㅋㅋ 어쨌든 가보고싶다 ^^

    • Favicon of http://www.henbros.com BlogIcon minchul 2007/09/21 2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난 꼭 저기 다시 가볼테야.
      혼자서 가기엔 너무 낭만적인 곳이라니깐~

      보통 에메랄드빛 지중해와는 달리 아드리아해는 사실 바다가 조금 험하긴 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