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저우의 기차역 앞에서 마주쳤던, 택시보다 꽤 귀여운, 사람을 운반해주는 삼륜차. 사실 이곳에는 스쿠터와 자전거의 중간정도인데 어릴적 우리가 가끔 보았던 전동자전거보다 조금 성능 좋은 자전차도 많이 돌아다닌다. 자전거와 유사하게 생겼는데 두발을 가지런하게 들고 이동하는 모습이 제법 재미났다.
대낮의 취저우 버스터미널 근처. 저때가 용문협곡으로 들어가기전, 점심거리를 사러 KFC에 간 떡메를 기다리며 짐을 지키고 있던 때였던 것 같다. 낮에는 무척이나 더웠지만, 바닷가 근처인 상하이와 항저우보다는 덜 습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창사이후에도 상하이 만큼 덥지 않았던 것 같다. 나중에 상하이로 다시 돌아왔을때는 습한 더위로 숨막 턱- 막힐뻔 했다;;
아무튼 더운 낮은 꼭 시간을 천천히 흐르게 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반대로 "온도에 따른 심적인 시간의 상대성이론"이나 주창해 볼까. (오 그때 더위를 지금 먹었다!)
용문협곡으로 들어가는 버스는 작고 낡은 일종의 미니버스였다. 이 버스는 약간 외진 시골이었던 용문협곡으로 한시간 조금 넘게 운전해 들어가는 한시간마다 한대씩 있는 버스로, 운전자와 동승한 표를 파는 여자는 이곳 계곡 동네 사람들과 아주 친밀해 보였다. 짐도 배달해 주는 것 같았다. 오~ 정겨워, 정겨워. 계곡을 굽이 굽이 가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운전자가 큰소리로 인사를 건내던 기억이 난다. 신기했던 건, 버스안에서 운전자나 동네 할아버지들이 온통 담배를 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버스안에서 동네사람이 운전자에게 담배를 권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렇게 굽이굽이 계곡을 넘어서 버스는 종점에 다다랐다. 가는길에 보았던 대나무 숲의 풍경에 충분히 기분이 up!up! 계곡물도 초반에는 더럽더니,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좁아지고 깨끗해 지더니 종점 근처에서는 바닥에 모두 보이는 계곡물 신공을 펼쳐 주었다. 생각보다 깊숙한 골짜기에 도착해서야 우리를 내려주었다. 종점에서 혹시나 관광객을 기다리던 아저씨가 소개한 방에 짐을 풀고 조금 쉬었다가 오후가 늦기전 용문협곡에 올랐다.
자, 시작이다~!... 하자마다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흐흐 중국에 온이상 땀범벅은 신경을 써야하는 일이 아닌게 되어버렸다. ^.^ 그리고 돌에 새긴 빨간 글씨 보면 모두 북한같고, 자연훼손 같고 그랬는데 하도 많이 빨간 글씨를 보니, 것도 나름 자연스러웠다;;
매표소를 지났다. 항상 궁금해 했던게 저 키를 재는 표시가 상하이나 항저우에서도 곳곳에서 보여서, 궁금해 하던 차에, 매표원에게 물어봤다. 매표원은 웃음을 머금더니, 저것은 할인 기준이란다. 우리나라에서는 나이로 하지만, 이곳에서는 키크기로 유아, 어린이를 구분하여 요금을 받고 있었다. 으허허 나 어릴적 중국에서 살았으면 요금 떡메보다 두배씩 내고 다닐뻔했다 우히히히히
숙박집 아저씨가 이곳은 쉬이 산책하면 두시간짜리 코스라고 일러줬다. 오 역시 기와가 많이 들려있다. (잘 모르지만 기와 들린 순서가 중국>한국>일본 인것 같다.) 오호호 내가 바랬던 딱 그곳에 와있는 듯한 기분!
하지만 아무리 봐도 두시간짜리 코스로 안보인다. 으허허허허
날이 더운데 또 사진찍겠다고 렌즈는 바리바리 가방에 싸들고 와서 땀이 비오듯 났다. 그래도 올라가면서 보았던 깊은 계곡과 그 위쪽으로 비추던 밝은 낮의 기운은 "좋음" 그 자체였다. 올라가는데 내려오던 딱 한커플 빼고 우리와 같은 관광객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조용하고 한적하고 눈이 시원한 곳이었다. 아!
중간에 쉴겸 계곡에 앉았다. 여전히 아무도 없는 깊은 산중의 계곡. 운동화를 주섬주섬 벗어놓고 발을 담갔다. 올여름 쵝오의 피서! ;)
발을 담그던 계곡 옆에서는 자그마한 폭포가 시원스런 물소리를 선사해 주고 있었다.
올라가는 중간에 보았던 소원을 비는 연못에서 두가지 소원을 빌었다.
전체적으로 협곡의 코스는 계단으로 되어 있었고, 아무 생각없이 올라가다가 보면 성큼 높아진 시원한 계곡의 시야를 보여주었다. 산위의 바위들이 서서히 형체를 드러내고 있었고 기대했던 것 만큼 멋진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절벽을 돌아 들어가는 길. 후덜덜. 떡메야 이거 안무너지겠지??
놀다가 걷다가 놀다가 걷다가 올라가다 보니 반환점인 꼭대기에 다다랐을때쯤 벌써 두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꼭대기에는 맞은편 산으로 가는 다리가 있었고, 한쪽으로 '용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이거 뭐지??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의 안내를 받아 용궁으로 올라갔다.
조그만 암자처럼 꾸며놓은 곳이었다. 이곳에 향을 피우고 삼배를 올린 다음 불전을 내고 나니, 이곳을 안내해준 사람이 점을 보라고 한다. 통에서 대나무로 만들어진 잔뜩 한자가 씌여진 막대기를 하나 뽑아서 옆에 계시는 스님에게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점을 믿는 편이 아닌 나는 재미삼아 보았는데, 귀엽운 외모의 동안인 스님이 너무 진지하게 오랫동안 이야기 해주고 옆에 떡메가 열심히 번역해 줘서 덩달아 열심히 들었다. 나보고 "귀인"이래. 아싸아~ ^.^ 조만간 여자조심;;하고 근처의 소인배를 조심하라고 한말이 기억난다. 떡메를 슬쩍 째려보았다. 우히히히. 스님은 떡메가 잘 못알아 듣는 어려운 말이 나올때마다 종이에 친절하게 적어서 보여주었다. 어차피 기분좋으라는 말이지만, 그 쪽지는 기념으로 내방 서랍에 고이 보관중이다. 굉장히 쌩뚱맞은 곳에서 기운을 얻은 기분이랄까. 으하하
불전을 더 낸다음 용궁을 내려가는 길. 이곳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한동안 사람이 안올라 오니 심심했나보다. 종도 치고 가라는 걸 사양하고 다리를 건넜다.
다리위에서 바라본 계곡. 아찔~
다리를 건너서 있는 조그만 상점에서 음료수를 마셨다. 떡메는 사람들과 이러저러한 유쾌한 이야기를 건냈고. 말도 안통하는 나를 포함해서 모두모두 친구가 되었다. 으하하. 떡메 보면, 참 낯설은 곳에서 친절한 사람을 만나면 드라마틱하게 넉살이 좋아진다. 공원을 지키는 순찰하시는 분 두분과 물건을 판매하시던 여자분 두분과 기념샷~. 대도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순한 중국사람들과 가까이 앉아서 그들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어볼 수 있었다는 것에 너무 기분이 좋았던 시간이었다.
순찰하시던 두분은 아침에 올라와서 점심먹으러 산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신다고 했다. 도시락을 싸오시면 안내려 가셔도 되지 않나요? 물었더니. "난 차가운 음식은 안먹어"라는 멋진 대답이 돌아왔다. 아저씨 가오 짱!
이때가 오후 4시반정도 지날때쯤이었던 것 같다. 이곳 사람들도 이제 내려갈 시간이 되어간다. 순찰하던 아저씨 두분이 내려갈때 같이 가면서 설명을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시겠다고 한다. 이런 고마울데가. ^.^ 아저씨 두분은 전용 차 물통을 들고선 일어선다.
"거기 키 큰 양반 거 머리 조심하세요.." 아까부터 내 키에 대해서 큰 키라면서 키도 대어보시고 하시더니 내려가면서 계속 주의를 준다. 오 이곳, 좀 아찔했다.
사실 이곳이 유명한것 바로 저 "용"이라는 글자때문이었다. 사실 최근에서야 새긴 것이지만, 아저씨들의 말로는 저 글씨가 이곳의 명물이 되었다고 했다. 사실 우리 브로셔에 있던 사진 한장도 저곳을 찍은 사진 한장이었다. 이곳을 둘러보고 나서, 우연히 발견한 그 브로셔가 얼마나 고맙던지.
요것이 바로 그 글씨.
훨씬 뒤에 출발했던 용궁과 매점 일행이 거의 내려왔을때쯤 우리를 따라잡았다. 나이키 운동화에 나시 차림의 스님도 다시 만났다. ㅎㅎ 매점의 생기발랄한 아가씨가 왜 이제와요~ 라고 해맑게 비웃어준다. 그렇게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같이 내려와서는 그들의 숙소앞에서 헤어졌다. 웬지 금새 정들어버린 듯한 사람들이다. 사실 이곳에 관광객이라고 동네 숙소에 묵는 사람은 우리 둘밖에 없어보였고, 언듯 사람들과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하고 싶었지만, 그냥 그길로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자, 짜면 물이 줄줄 흐를것 같은 흠뻑 젖은 옷을 벗고 시원하게 샤워를 땡기고 난 후,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다른 음식점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빨래도 부탁했던지라 고마워서 머무르던 곳에서 운영하는 음식점에 자리를 잡았다.
개구리, 뱀 등 다양한 음식들이 있던 메뉴. 후덜덜덜.
멧돼지 고기를 시켰다. 특별히 맛나지는 않았다.
직접 담근 술이라던 홍주와 미주(?)를 시켰다. 오. 둘다 완전 고량주 도수다. 미주는 거의 못먹고 홍주를 비운 후, 넘어가버린 해와, 떠오르던 달과, 대나무 소리와 바람 소리 한가운데서 찬찬히 떡메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살면서 가장 커뮤니케이션이 많았던, 지난 17년간 떡메와의 대화에서 들인 나의 나쁜 습관은 나는 녀석에게 너무 교조적이 된다는 거였다. 하지만 항상 떡메의 고집은 알아줘야 한다고 생각해보고 나면, 우리의 대화는 그래서 재미나게 되는 것이다. ^.^ 재흥 만세!
한참 술을 한잔하다가, 옆에서 카드놀이를 하던 동네사람들과 또 넉살좋은 대화끝에 기념사진도 한장 찍었다. 어두워서 비록 사진은 흔들렸지만,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내가 중국어를 할 줄 알았었다면 같이 카드게임도 한판 하지 않았을까?? ㅎㅎ
다음날,
정말 푹자고 일어났다. 숙취가 조금 있었고, 중국에서 정말 대대적으로 광고중인 스프라이트를 한잔 마셨다. 세븐의 포즈가 조금 어색해 보였다.
오늘은 긴긴 여행길이다. 그도 그렇고 난데없이 찾아온 이곳이 너무 평온하고 좋아서 그래서도 퍽이나 아쉬웠던 것 같다.
계곡을 돌아나오던 버스가 잠깐 쉬어가던 곳에서 등소평 전 주석과 관련된 게시판을 볼 수 있었다. 1904년 생인줄은 몰랐다;; 전체 게시물 분위기가 등소평 전 주석은 중국사람들의 마음의 고향과도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이후는, 음..
취저우까지 한시간반, 항저우까지 두시간반, 항저우 기차역까지 한시간, 기차역에서 드디어 후난성의 수도 창사까지 여섯시간 반을 이동하는 대장정이었다. 꼭 그 먼 길을 내가 뛰어서 달려온것 처럼 지쳐서 창사에서 호텔을 잡자마자 긴 잠에 빠져들었다.
내일은 장가게 가야지?? 응? 또 버스로 5시간이라구?? 덜덜덜...
.







매점 아가씨 : (왕수박을 가리키며) 여기 수박 사 드세요. 대따 션해요.
우리 : 됐어요. 걍 음료수나 마실래요. 둘이 저걸 어케 다 먹어요?
경비 아저씨들 + 매점 아가씨 + 아줌마 : 뭐 그런 걱정을 다한대요~. 여기 먹어 줄 입들이 이렇게 많은데~!! ^.^
우리 : -_-;;
내려오는 길에..
매점아가씨 : 아까 그 수박 안사길 잘했어요. 대따 맛없어요...
그렇다. 우린 친구가 된것이었다 크하하하
엥. 저 아이가 세븐이야? ㅋㅋ 몰라보겠는걸-
그나저나 풍경이 장난 아니다. 사진을 잘 찍는거야, 정말 풍경이 저리 근사한거야~??
사실 나 작년에 홍콩 갔을땐 딱 사진에서 보던 그만큼의 야경이여서 오히려 실망했었는데,
연말에 가서 백만불에서 천만불로 뛰는 홍콩 야경이라던데 글쎄.. 난 잘 모르겠더라고 ㅋㅋ
지난번 유럽갔을때 홍콩에서 stop over 안하길 잘했네.
난 그냥 홍콩 공항에서 멀리서 보는데 똑같은 높이의 주상복합이 나란이 득시글득시글 있는거 보고 별로 안가보고 싶어.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