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에 도착했다. 책에서 본 항저우는 서호 위주로 소개가 되어있어서 그런가 도착전에는 전원도시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웬걸 리틀상해라고 불리울만큼 규모도 외관도 큰 동네였다. 전원도시가 더 좋은데 흐흐. 그건 그렇고 전날 항저우 기차역에 늦은밤 도착해서 숙소를 잡는데, 항저우시의 지침상 외국인들은 3성호텔 이상에 묵어야 한다는 안내원의 말을 듣고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하도 뻥을 치는 사람들이 많아서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재미난 동네다.
다음날 서호를 둘러볼 생각을 하고, 호텔근처에 무엇이 있나 살펴봤다. 다음날 아침거리 살곳도 볼 겸, 쉬이 나갔다가 상해에서 처럼 마라탕 하는 곳이 있어서 들어가서 특이한 라면과 같은 마라탕을 먹고 들어왔다. 호텔에서 이후에 어디어디 들러볼까? 잠깐 의견을 나누고는 느즈막히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호텔 안의 여행관련 안내소에서 이것 저것 브로셔를 가지고 길에 나섰다. 황산이 무지하게 땡겼다. 먼저 기차역으로 가서 장가계를 가기위한 교두보인 호남성의 수도 창사로 가는 이틀뒤 동차조를 예매하였다. 동차조의 교통비는 이곳사람들에게는 꽤 비싼 금액이다. 암튼 일등석~ 아싸!
자, 아침부터 서호에 나갔다. 결코 아침이라도 만만한 날씨는 아니다 ^.^;
서호는 중국사람들도 아주 아끼는 곳이라고 한다. 택시기사아저씨에게 서호에서 가장 좋은곳으로 데려다 주세요.. 했더니 "서호는 어디나 다 좋아요!"하더니 제일 가까운데 세워준다. 서호의 동쪽 중간지점부터 남쪽으로 걷기를 시작했다.
중간중간 조금 더럽긴 했지만, (중국사람들은 침을 유독 많이 뱉는다.;;) 첫인상은 무지 시원스런 호수와 공원이라는 것이다. 걷다 보면 정말 오래된 곳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너무 커서 그런지 모든 구석구석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지는 않았지만 그저 걷기에 여유로운 그런 곳이었다.
날이 조금 덜더웠으면 저 배를 타보고 싶기도 했는데, 날이 더워서 만사가 번거로워졌다. 게다가 떡메는 감기에 걸려서 약간 골골골. 나는 그 컨디션에 그날 만큼 걸었던게 신기하다니깐. 지치기도 내가 먼저;;
애인과 오면 덜 지치게 걸을 수 있을것 같은 그런 멋진길이다. 새삼스레 서호에서의 그날과 장가게 13시간 대장정시, 더위에 대한 불평을 모조리 흡수한 떡메군께 감사. 넌 결국 이겼다. 크하하하하
사실 이 서호를 걸어서 일주할 계획을 처음엔 세웠더랬다. (이게 얼마나 무리였는지 걷다가 알았다;;) 한시간 반정도를 걸어서 동쪽에서 겨우 동남쪽 근처로 왔다. 이 뭐래;; 날이 더워서 금방 지쳤는지, 한 두시간 정도를 걷다가 점심을 먹으러 들어갔다. 차를 파는 곳이었는데 차를 마시면 그곳에 있는 뷔페를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어쩐지 처음에 차값보고 놀랬었다.)
들어오자마자 "아! 시원하다!" 우히히히 왜 주머니 난로는 있는데 주머니 에어컨은 없을까 잠깐 생각해 봤었다;;
음식은 신기한것도 있었지만, 간단한 식사류와 만두 위주로 가져다 먹었다. 호수가에 위치한 이곳의 뒷편으로 전망이 참 좋았다.
거기서 마음에 드는 사진 한장을 건졌다. 역시 사진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나중에 저곳도 들렸는데 2002년도에 다시 세워졌다고 하고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지나쳤다.
(현재 관련 책자가 없어서 이름이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차후 수정예정)
오 생각보다 귀여운 정원을 지나쳤다. 머리속으로 많은 이야기 거리가 떠올려 지는 이런 그림을 좋아한다. ^.^
밥을 먹고 한참을 더 걸었다. 밀림지대도 지나가고, 여러 유명한 연못도 지났고, 정말 많은 무리의 관광객도 지나쳤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호수 바깥쪽으로 근처이 이곳저곳 가볼때가 많았었는데 우리는 컨디션, 더위도 그랬지만 걷다가 지쳐버렸다.
밀림구역을 지나면서 우연히 마주쳤던 이 연못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색은 살짝 리터칭을 했지만 아마 해가 좀더 기울면 바로 저만큼의 아련함을 보여줄 것 같은 곳이었다. 더위에 헐떡헐떡 대던 나는 번쩍!하고 이곳에서 여러장의 사진을 찍었다.
여러시간을 걸었는데 이제 남서쪽 끝이다. 이쪽은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해서 버스를 타고 좀 올라가 보기로 했다. 에어컨 없는 버스는 1위엔, 에어컨 있는 버스는 2위엔, 보다 관광용 버스처럼 생긴건 3위엔 정도 하는것 같았다.
버스를 타고 한 30분을 달렸을까. 바깥을 내다 보다가 이내 한 이십분 피곤한 퇴근길마냥 꾸벅 잤다. 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곳에 버스는 멈추었고 떡메가 후다닥- 내리자고 하길래 얼결에 따라 내렸다. 이곳은 호수 안쪽으로 길다랗게 다리가 설치되어 있는 곳이었다. 해가 뉘엿거릴때 즈음해서 양쪽으로 호수를 끼고 걷는 것은 좋은 일이다. 게다가 날도 이미 조금 선선해져 있고, 바람도 시원스레 분다.
연꽃. 이쁘다. 참 단아하고 수줍으면서도 화려한 꽃이다. 호수 한쪽에 널다랗게 연꽃이 만발해 있었다.
찍어 주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과 그 사이의 카메라. 그래서 카메라는 참 좋은 매개체라는 생각을 했다.
비교적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바깥쪽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나오는 인파를 마주보며 시원한 길을 계속 걸어들어갔다.
재미난 연날리기를 구경하는 사람들. 검은 옷 아저씨처럼 저렇게 옷을 올리고 다니는 것은 더운 이곳에서는 자연스러운 광경이다. 웃통을 벗고 다니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잠깐 자다깬 그 노곤함이 뼛속까지 베어들어가서 인지 몸이 조금 무거웠다. 몸이 무겁고 해도 지려다 보니, 둘이 걸으면서 말도 자연스레 없어지고, 난 한국에서 이참저참 미뤄둔 일이 생각났다. 이번 중국여행을 다녀와서 내가 해야하거나 마음먹어야 할 일들 말이다. 벤치에 앉아서 서호를 응시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의 정리를 하고 왔다. 그렇게 욕심이란 것을 버리고 행복하게 살면 되는건데.. 생각해 보니 욕심이라는게 버리기가 참 힘든 녀석이다. 어느 동영상에서 보았던 것 처럼, 욕심이라는 걸 버리는거보다 노력하는게 쉬우니 노력을 하세요.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러게.. 경험상 생각을 해보면 갈망이라는 것은 무의식에 발을 걸쳐놓고 있는 녀석이어서 그렇게 쉽게 의식적으로 버려지는 것은 아니다.
어찌되었던 결과적으로 오랜동안 외면했던 문제를 들여다 본다는 것은 그리 산뜻한 일은 아니었으나, 곰곰히 그러한 문제의 파편들을 서호에 두둥실띄워놓고 왔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돌아오다 보니 서호의 북쪽이 번화한 거리였고, 그곳에서부터 시작을 할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다음날 다시 못가본 서호의 북쪽과 근처의 유적지를 가보려고 했으나, 생각끝에 서둘러 항저우를 떠나기로 결정지었다.
이날 저녁 또한번 들렀던 마라탕 집. 음. 사진으로;; 보기보단 맛나게 먹었다.
전날처럼 늦은 시간이 아니어서 그런가 사람들로 북적였고, 이곳에서 칭다오 맥주와 마라탕 한접시를 비우고 호텔로 돌아왔다. 장가계의 정확한 위치를 물어보기 위해 커다란 중국지도를 가지고 내려가서 여행사 사람에게 물었으나, 처음에는 전부 다른 성을 가르쳐 주면서 자기들끼리 투덕투덕 이야기 하는것이 아닌가?? 베이징 근처에 있다는 사람이 제일 웃겼다. 우리도 후난성에 있는건 안다구요~ 으하 땅이 넓으니 다 모르겠지 한다. 아무튼 장가계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 후, 우리는 다음날 일찍 일어나기 위해 이른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이른아침 항저우의 서쪽 버스터미널로 가서 취저우로 향했다. 사실 황산에도 가보고 싶었으나 비교적 먼거리에 시간이 걸릴것 같아서 그나마 근처의 곳을 찾았다. 결국 우리가 가기로 결정한 곳은, 브로셔의 사진하나 보고 대뜸 가기로 결정해 버린 용문 협곡이라는 곳이었다. 브로셔에 있는 이름 가지고 이곳 저곳 물어서 취저우에서 한시간 가량 더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알아내고선 취저우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터미널에서 발견한 휴대폰 충전기. 재미있는 건, 누가 빼가지 않게 지켜봐야 한다는 것. ^.^
자, 드디어 두시간 반 버스여행 뒤, 취저우에 도착!
이때부터 알게된 점이 하나 있었다. 즉, 중국에는 주(州)로 끝나는 도시명이 많고, 자연히 발음성 "저우"로 끝나는 도시이름이 많다는 것이었다. 중국지도에서 찾아보니, 항저우, 쑤저우, 취저우, 우저우, 유저우, 후저우, 광저우, 주저우 등 (훨씬 많았는데 지도가 없다보니 기억이 ㅋㅋ), 암튼 기분이 먼가 뽀질때마다(뽀진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뜻입니다 으하하) 노래에 섞어 불러재꼈던 기억이 난다. ㅋㅋㅋ
암튼, 여기서 미스가 발생했다. 항상 버스든 기차든 표를 생각했던 시간에 끊는 것이 여의치 않아서 항저우에서 끊었던 동차조를 일단 환불안하고 왔는데(이 차는 취저우에 서지 않는다). 이곳에 오니 취저우에 멈췄다가 장사를 가는 동차조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항저우에서 끊었던 표는 이곳에서 환불불가. 우린 나중에 다시 항저우로 가서 다시 취저우를 지나 장사로 가야하는 시간 낭비가 생겨버렸다. 우리나라는 취소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암튼 물어보지 않고 왔던 것이 실수였던것 같다.
살짝 꼬였던 일정을 뒤로 하고 일단 용문협곡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취저우의 버스 매표원 아주머니가 가장 성질이 드러웠다. 물어보기만 해도 화를 버럭. 영어로 물어보면 어차피 대답은 못해주겠지만 표정관리라도 해줄까? 참, 어설프게(떡메의 중국어가 어설픈건 아니다. 외국사람이 중국어를 쓰는 상황을 말함.) 중국어로 물어보면 된통 기분나쁜 상황을 맞이하기 일쑤다. 게다가 이놈의 중국은 대체 어디다가 컴플레인 해야할지를 모르겠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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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하하하. 말풍선 멋져. 서호 구경하던 날 하늘이 맑았으면 해지는 풍경이 멋졌을 것 같은데, 좀 아쉽네. 구름도 무겁게 끼고 날씨는 끝내주게 더워서 가슴까지 갑갑하더라. ㅠㅠ
그리고, 중국에서는 컴플레인하면 공안한테 총살당한다. ㅋㅋㅋ
너는 한국에서 컴플레인해도 공안들이 쫒아오니, 세상 어딜가나 컴플레인 안하는거지??
주저주저우~ 취저취저취저우~~~